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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통째로 갈아타도 괜찮을까…이거 모르면 '낭패'

지난달 말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했다. 현재 가입한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로 통째로 갈아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실물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상품이 적지 않아서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가입자가 기존에 운용하던 금융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사업자(금융사)만 바꿀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면 기존 계좌에 있는 상품을 모두 팔아 현금으로 바꾼 뒤 해지해야 했다. 이에 따라 중도해지로 낮은 금리를 받거나 팔고사는 과정에서 손실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그런 번거로움과 손실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퇴직연금을 통째로 옮기기 위해선 갈아타려는 금융회사가 이전 금융회사와 같은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 옮겨 가는 회사에서 내가 투자하는 상품을 취급하지 않으면 해당 상품을 매도한 뒤 계좌를 옮겨야 한다. 실물이전 대상은 예금,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요 퇴직연금 상품 대부분이 해당된다.

하지만 일부 상품은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과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사모펀드, 주가연계펀드(ELF), 파생결합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머니마켓펀드(MMF), 종금사 발행어음 등이 대표적이다. 보험계약 형태로 이뤄진 상품도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보험사의 퇴직연금은 대부분 보험계약 형태여서 실물이전 대상이 아니다.

동일한 퇴직연금 제도 내에서만 이전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개인이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운용주체가 근로자인 DC형과 IRP다. 이때 DC형은 DC형으로만, IRP는 IRP로만 갈아탈 수 있다.

DC형 계좌를 옮기려면 회사에서 지정한 퇴직연금 사업자가 어느 곳인지 확인하고, 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변경할 수 있는 시기는 회사마다 다르다. 보통 1년에 한두 번 정해진 기간에 사업자를 바꿀 수 있다. IRP 가입자는 원할 때 언제든 퇴직연금 사업자를 바꿀 수 있다.

갈아타기 절차는 간단하다. 옮기고 싶은 금융사의 계좌를 개설한 뒤 이전 신청서를 내면 된다. 신청받은 회사는 가입자의 실물이전 가능 상품 목록을 확인한다. 가입자에게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최종 의사도 재확인한다. 이후 실무 이전을 실행하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결과를 통지해준다.

이번 서비스는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사 44곳 중 37곳에서 먼저 시행한다.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iM뱅크, 하나증권, iM증권, 삼성생명 등 나머지 7곳은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 지연 등으로 내년 4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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